프로야구 '독수리 군단' 한화가 33년 만에 경이로운 연승 숫자를 '12'로 늘렸다. 최하위 키움을 제물로 1992년 전신 빙그레 시절 이후 가장 긴 연승에 성공한 한화는 다음 3연전에서 2경기를 내리 더 이기면 창단 최다 타이, 싹쓸이하면 새 역사를 쓴다. 한화의 다음 상대는 대전 독수리 둥지로 오는 '잠실 곰' 두산이다. 한화는 1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과 원정 경기에서 선발 라이언 와이스의 8이닝 1피안타 무실점 9탈삼진 역투를 앞세워 8-0 완승을 거뒀다. 지난달 26일 KT전부터 12연승을 달린 한화는 27승 13패로 단독 선두를 질주했다. 한화의 12연승은 정규시즌 1위를 차지했던 1992년 5월 이후 33년 만이다. 당시 빙그레는 구단 최다인 14연승까지 달렸다. 최근 22경기에서 20승을 휩쓴 한화는 말 그대로 '되는 집안'이다. 막강한 선발 투수들이 5이닝 이상 마운드를 지키고, 타선은 적시에 터진다. 휴식이 필요할 때 비가 내려 휴식을 취하고 하위권인 키움, 두산을 연이어 상대하는 등 운도 따른다. 김경문 한화 감독은 "전체적으로 고참들이 잘 이끌어주고, 승운도 따른다"며 "특히 선발 투수들이 모두 잘 던져주고 있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어 "이길 수 있을 때 많이 이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역시 한화는 경기를 쉽게 풀어갔다. 와이스가 최고 시속 156㎞ 강속구를 앞세워 키움 타선을 틀어 막자, 3회초에 선취점을 뽑았다. 0-0으로 맞선 3회초에 이도윤의 볼넷과 문현빈의 안타로 만든 2사 1·3루에서 1루 주자 문현빈이 4번 노시환 타석 때 2루 도루를 시도했다. 키움 포수 김재현이 2루에 송구를 했으나 뒤로 빠졌고, 3루 주자 이도윤이 홈을 밟아 1-0으로 앞섰다. 5회초에도 2사 2·3루 노시환 타석에서 키움 선발 김윤하의 폭투로 1점을 손쉽게 얻었다. 이어진 2사 3루에서는 노시환이 유격수 강습 중전 적시타를 쳐 3-0으로 달아났다. 6회초에 이진영의 솔로 홈런과 이도윤의 1타점 적시타로 2점을 추가한 한화는 9회초에 3점을 보태 쐐기를 박았다. 8회말까지 투구 수 93개를 기록한 와이스는 첫 완봉승까지 도전할 수 있었으나 김경문 감독이 9회말에 김종수를 대신 올렸고, 김종수는 1이닝을 깔끔하게 막았다. 와이스는 경기 후 "지난 등판까지 100개 넘긴 경기가 많았다"면서 "감독님이 93개가 적당하다는 생각을 했고, 나도 동의했다"고 말했다. 지는 법을 잊은 한화는 매 경기 구름 관중도 몰고 다니고 있다. 한화는 4월 24일 부산 롯데전부터 홈과 원정 경기를 합해 14경기 연속 매진을 이뤘다. 지난해 9월 KIA가 작성한 연속 경기 최다 매진과 타이 기록이다. 한화에 선두를 내주고 2위로 밀려난 LG는 대구에서 4타점을 몰아친 문성주의 활약에 힘입어 삼성을 7-4로 눌렀다. 전날 더블헤더 1, 2차전을 모두 이겨 주말 3연전을 싹쓸이한 LG는 26승 14패로 한화와 1경기 차를 유지했다.